중앙아시아에서 온 선교편지


선교블로그 / 2018-05-20 15:05 / VIEW : 64 김정기


중앙아시아 ㅋㅈㅎㅅㅌ에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선교사역에 함께해 주시는 모든 동역자님들께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드디어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4월 6일 영주권을 받았습니다. 이곳 법으로 90일 이내에 해결되게 되어있는 일이 자그마치 6개월도 더 걸렸지만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도우심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 편지에 말씀드린 것처럼 1월 28일로 B8비자 90일이 끝나기 때문에 연장신청을 했지만, 이곳 기관에서 여권을 가져간 채 아무런 연락도 주지 않았습니다. 2월 내내 수 십 번도 더 문의를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모른다. 기다려라”뿐이었고, 2월 27일 저녁, 여권을 찾으러 오라는 말을 듣고 기관에 가서 여권을 찾으니 비자기간이 3일 밖에 남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지 에이전트와 전도사님 그리고 여러분들의 도움을 얻어 방법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비자 만료 전 “쁘라피스까”라는 거주등록 서류가 접수되면 비자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마지막 승인자가 승인을 해주지 않아 발만 구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비자 만료 마지막 날 거짓말처럼 승인이 되었고 바로 모든 서류를 준비해서 기관에 서류 접수를 하려고 하였지만 이런 저런 핑계와 이유를 대며 접수를 해주지 않았습니다. 

하루 동안 10번도 더 기관을 들락날락하면서 아무런 이유 없이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며,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 기관 사람들로 인해, 화가 나다 못해 서럽기도 하고 회의감마저 들었지만 결국 기관 업무 마감 1분을 남겨놓고 접수가 되었습니다.(이곳은 마감시간이 되면 문을 잠가 버립니다.) 1분을 남겨놓고 기관에 다시 발을 들여놓는 순간 보았던 그 사람들의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렇게 서류접수를 무사히 마치고, “딸론”이라는 서류까지 받은 후 약 1달여를 더 기다려서 영주권을 받게 되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도 주님의 은혜요, 함께 기도해주신 여러분들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것입니다.

이슬람 땅에서 선교사들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져 가는 현실을 느끼며, 이제 비자문제가 해결되었기에 앞으로 조금 더 적극적인 선교가 가능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의 소식은 지난 3월 5일 “중앙아시아 연합신학교”가 개강을 했습니다.

2018년은 총 9명의 신학생들과 9명의 교수진(선교사 3명, 현지 목회자 6명)으로 출발해서 2학기(3-6월, 9-12월)과정으로 진행됩니다.

혹 9명이라는 신학생의 숫자가 적어보이실지 모르지만, 한 영혼이 쉽지 않은 이슬람지역에서 9명의 목회자 지원생은 정말 많은 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 중에는 가족들에게 신학 공부 하는 것을 철저하게 숨기며 수업을 받는 학생들도 있고, 다른 지역에서 28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이곳 알마티로 와서 학기를 마칠 때까지 알마티에서 지내며 공부를 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오전에는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공사장이나 건물 청소 일 등을 하면서 자신들의 생활을 꾸려 나가야하기에 결코 쉽지 않지만, 신학 공부를 향한 이들의 열정과 열심에 오히려 제가 더 큰 도전과 은혜를 받습니다. 130여 민족이 어우러져 살고 있는 카작의 특성처럼 신학생들도 여러 민족(카작인, 우즈벡인, 러시아 인 등)이기에 이들이 잘 훈련되어 자신의 민족을 섬기는 일에 귀하게 쓰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신학교 강의가 진행되는 Вифлээм(베들레헴)교회와 교수&학생 들입니다.>

저는 이번 학기에 조직신학(기독론)과 이단연구론 두 과목을 맡아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영주권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에서 강의를 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기에 조금 망설여졌지만, 믿음을 갖고 시작했습니다. 

모쪼록 학생들에게 올바른 신학과 신앙관을 가르칠 수 있도록 그리고 현지 경찰이나 이슬람 세력으로부터 신학교와 교수들, 학생들이 아무런 위험이나 문제가 없이 한 학기를 잘 마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아직은 낯선 것들이 훨씬 더 많은 곳이지만 여러분들께서 함께 해주심으로 부족한 선교사는 이곳에서의 삶을 잘 걸어 나가고 있습니다. 많은 도움과 사랑을 필요로 하는 이곳에 여러분께서 주시는 사랑이 더 잘 흘러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늘 감사드리며 동역자 여러분의 가정과 교회에도 선하신 주님의 사랑이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2018년 4월 22일

ㅋㅈㅎㅅㅌ에서 유병훈, 신동희 선교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