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양이 뒤에 있는데


어린이교회 / 2017-09-25 15:09 / view : 363 이영민


 어린이교회(영아 유치 윙윙 유년 초등)는 매주 하나의 주제 말씀으로 전 부서가 예배와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이번 주 예배는 창세기 22장 말씀의 이삭을 번제로 드리려던 아브라함의 순종 이야기로 진행되었습니다. 

 주일 아침 9시의 유치1부는 찬양 말씀 설교 공과에 더해 간식까지 가능한 그 주의 주제에 맞게 준비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또한 특정 음식에 알러지가 있는 아이도 있고, 간식 예산이 제한적이기도 하여 좀 신경을 써야 합니다. 간식을 준비할 때는 항상 "아이들이 기뻐하고, 아이들의 기쁨으로 부모님과 교사, 사역자가 기뻐하며, 그로 인해 교회와 예수그리스도께서 기뻐하시는 간식을 준비하게 하여 주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아무리 정성을 들여도 주께서 기뻐하지 아니하신다면 나의 노력은 의미 없는 헛된 일이 되기에 늘 두려운 마음으로 준비합니다.

 이번 주제 이야기는 아브라함의 순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예비해 두신, 그리하여 이삭을 대신하여 번제로 드려진 숫양, 우리의 죄를 대속하신 예수그리스도가 숨은 주인공입니다. 그래서 간식의 컨셉을 양으로 잡고 고민하다 빵을 굽기로 하였습니다. 주 중에 몇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고, 처참한 실패를 겪으며 컨셉을 다듬어 보고 소세지 멜론빵 형식으로 결정하였습니다.

깨알같은 디테일의 깨박기소세지의 물기를 닦고 반토막 내어 검은깨로 눈을 박아 깨알같은 디테일을 살립니다. 유치부 아이들이 먹기에 소세지 하나는 양이 많습니다. 산적꼬지로 구멍을 내고 깨알을 박으면 편리합니다.

 

디테일의 완성은 귀박기
소세지 조각으로 귀를 만듭니다. 이게 가장 시간 걸리고 손 많이 가는 작업입니다. 귀를 박으며 내가 대체 무얼 만들고 있나 싶은 시간을 보냅니다. 이게 양인지, 개인지, 돼지인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간식은 30인분을 준비합니다.

9시 유치1부에는 15명 내외의 아이들과 10여명의 선생님들, 전도사님이 예배 드립니다. 최근엔 17명의 아이들이 예배드리고 있습니다. 여유있게 30인분을 준비합니다.(학부모님이나 유치부실을 방문해 주시는 분들도 선착순으로 맛 보실 수 있습니다.) 빡빡한 간식 예산으로 기성품을 구입해 준비하면 초코파이 하나와 요구르트 하나씩 주면 끝입니다. 좀 좋은 것을 주고 싶은 욕심에 손이 가는 작업을 합니다만, 출석인원이 30명이 넘게 되면 이런 것도 못합니다. 유치1부가 부흥하여 간식으로 부터 자유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빵을 성형합니다.

빵 반죽으로 소세지를 감싸고, 쿠키도우로 얇게 덮습니다. 숫양이기에 뿔을 달아줍니다. 굽기 전엔 쿠키 반죽이 노란색으로 보여 거북이 같아 보입니다. 2차 발효하고 구우면 빵은 더욱 빵빵해지고 쿠키는 흰색을 띌 것입니다. 그러면 좀 더 양 같아지겠지요. 먹음직스런 갈색빛이 나면 면양의 느낌이 나지 않으므로 약간 낮은 온도에서 색이 나지 않게 굽습니다.

 

가장 잘 생긴 양빵의 인증샷

공과교재의 활동에 양그림을 유치부실 곳곳에 숨겨두고 그것을 찾는 것이 있어 양그림 대신 봉투에 담은 양빵을 (눈에 잘 띄는 곳에) 잘 숨겨두고 아이들이 찾도록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즐겁게 활동도 하고 간식도 맛있게 먹어주었습니다. 참 어설픈 것이지만 아이들이 좋아해 주며 웃어주었고, 그 웃음을 통해 예수님의 웃으심을 보며 부족하고 어설픈 것을 귀하다 해 주심에 감사함을 고백합니다.

 

 

 

 

부록 : 습작 실패작들

습작 실패작 1 - 귀가 너무 크니 사람들이 눈으로 알고 무섭다 하더군요. 

실패한 습작 2 - 모가지가 쑥 빠지기도...

실패한 습작 3 - 펄슈가를 붙여보니 수퍼마리오의 끝판왕 쿠파킹 같아져 버렸어요.

실패한 습작 4 - 처음엔 반죽을 가늘고 길게 하여 소라빵 처럼 말아도 보고, 흰색을 내기 위해 치즈도 올려 보았는데, 이런 처참한 결과가...

* 본 포스트는 한사랑교회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